⭐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평가에 연연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전부터 항상 고전에 대한 욕심이 있었지만 차마 엄두를 내지 못 하다가 겨우 읽어보게 되었다. 역시 추상적이고 비유적인 표현이 많고, 문장의 호흡이 길어서 굉장히 어려웠다. 처음엔 평소에 내가 다른 책을 읽을 때 처럼 문장 하나하나에 ‘이 표현은 진짜 사실을 표현한 것인지, 꿈 속의 이야기를 표현한 것인지, 비유적인 표현인지’ 고민했는데, 나중엔 의미를 받아들이는 데에 집중하며 읽었다. 다 읽고 후기를 살펴보니 나와 비슷하게 느끼고 어렵다고 말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 이게 고전을 읽는 이유인 것 같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책들은 저자의 가치관이나 주장이 직설적으로 쓰여있었고, 그걸 비판하든 받아들이든 오랫동안 깊게 고민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반면에 이 책은 읽고 해석하고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해석과 감상을 찾아보면서 내 스스로 엄청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의도치 않게 많은 사고를 할 수 있었고, 힘들었지만 더 많은것이 오래 남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고전에 도전할 것 같다. (멀지 않은 미래에.. 지금은 너무 지쳤다.)
이 책은 싱클레어라는 소년이 데미안이라는 친구를 만나 자신을 가두고 있는 사고를 깨뜨려가며 혼란과 방황, 고뇌, 확신, 사랑 등을 겪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크로머라는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고, 술과 향락에 빠져 방황하기도 하며, 베아트리체, 에바 부인과 같은 인물에게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수많은 혼란 속에서도 싱클레어는 자신이 살고 있던 안전하고 편안한 세계로 돌아가지 않고, 스스로 고민하여 결국 자신이 동경하던 데미안의 모습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은 워낙 유명해서 많은 사람이 읽었지만, 해석하거나 느끼는 바는 아주 다양한 것 같다. 나는 그 중에서도 고명환 작가의 감상이 크게 공감됐다. 고명환 작가는 ‘꿈을 찾아야 하지만, 어느 꿈이든 새 꿈으로 교체되니 어느 꿈에도 집착하면 안된다’는 대사에서 의미를 찾은 것 같다. 자신의 의미, 한계를 규정하지 말고, 현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아직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해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내면에서 데미안을 발견한 싱클레어의 모습을 보며 ‘삶의 이유나 기준은 자신의 깊은 내면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배운 것 같다. SNS의 좋아요와 팔로워가 행복이나 가치의 기준이 되는 지금 시대에, 다른 사람의 인생을 평가하는 많은 사람이 읽어보면 좋을 책인 것 같다.
끝으로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을 남기며 리뷰를 마친다.
"꼬마 싱클레어, 잘 들어! 나는 떠날 거야. 너는 어쩌면 다시 한번 나를 필요로 할 거야.
그럴 때 넌 너 자신 안으로 귀를 기울여야 해. 그러면 알아차릴 거야.
내가 네 안에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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